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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SSIMPLEnet 2024. 10. 2. 02:20

시월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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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의 첫 날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. 반가웠다. 길었던 올해 여름의 꼬리를 끊어주길. 비가 그치자 쌀쌀한 느낌이 들 정도다. 반팔 티셔츠 위에 두툼한 셔츠를 걸치고 나갔다. 실내에서는 여전히 반팔. 창문을 열어놓는 이 절기가 좋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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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 며칠, 이 아닌 시월까지만 부르고 싶다. 받침이 빠지는 달. 유월과 시월은 이만큼 지나온 것을 떠올리게 할 지, 저만큼 다가올 것들을 그려보게 할 지, 모호하지만, 여름을 앞둔 유월의 둥근 양감보다, 겨울을 앞둔 시월의 서느런 질감이 좋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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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의 첫 날도 바쁘게 흘러갔다. 며칠인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나갈 것 같지만, 쿨하게 보내길.